기후위기시대 ... 프랑크푸르트와 제주에서의 하룻밤

에너지이야기

기후위기시대 ... 프랑크푸르트와 제주에서의 하룻밤

energypark 2020. 11. 1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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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 ... 프랑크푸르트와  제주에서의 하룻밤

(장면 1) 20 ×× 년 12월, 어느 날 저녁,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업가 P씨는 바이어와의 사업 협의를 마치고 호텔로 향한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를 키워낸(?) 특유의 음산하고 습한 냉기가 뼛속까지 전해온다. 빡빡한 일정에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어서 빨리 호텔에 달려가 따뜻한 방에서 잠을 푹 자고 싶은 마음뿐. 그런데 호텔에 도착해 로비에서부터 복도를 지나 객실의 문을 여는 순간, 온기는커녕 스산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얇은 잠옷 하나 걸치고 잠을 청하는데 도대체 잠이 오지 않는다. 이불을 덮었지만 코가 시리다.

특급호텔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싸구려 숙박업소는 아닌 것 같은데…….

독일에 처음 출장 온 P씨의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다음날 독일 현지인에게 어젯밤 얘기를 했다.

두터운 스웨터를 껴입고 있던 독일인이 웃으며 하는 말. “Warum besteht Kleidung?”(옷이란 게 왜 있어요?)

(장면 2) 20××년 12월, 어느 날 저녁, 제주도 A호텔 대학교수 L 씨는 학계 세미나를 마치고 객실에 들어왔다.

순간 숨이 헉 차오른다. 지나친 난방 때문이다. 난방온도를 조절하려 해도 조절 방법을 안내하는 매뉴얼을 찾아보기 어렵다. 조절기 사용 방법을 몰라서 끙끙거리다 할 수 없이 창문을 열어 놓고 속옷 차림으로 잠을 청하기로 한다.

제주도에서의 어느 겨울 밤, 남국의 정취를 땀으로 흠뻑 체험했다.

물론 매우 극단적이고 과장된 사례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서구 유럽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우직하리만큼 철저한 절제와 근검절약의 정신만은 우리 개개인이 마땅히 배워야 할 덕목이라 생각된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거주하는 건물에서의 생활 행태를 보면 항상 에너지를 편리하게 쓸 수 있어서 그런지 너무도 헤프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중 략...

무엇보다 원천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고 고효율 기기를 사용하도록 건물을 지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축물 설계 기준은 특히 에너지 성능을 좌우하는 단열, 유리창 등에서 아직은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독일의 초에너지 절약 건물인 패시브하우스를 살펴보자. 패시브하우스의 사전적 의미는 ‘수동적(passive)인 집’이라는 뜻으로, 고단열 고기밀 공법을 적용해, 진공보온병같이 건축물 내부와 외부 에너지 흐름을 차단해 화석연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실내온도를 유지한다. 능동적으로 태양열, 지열 등 에너지를 외부에서 끌어 쓰는 액티브 하우스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패시브하우스는 겨울에는 실내온도를 약 20℃, 한여름에는 냉방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약 26℃를 유지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일반 하우스의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 1991년 독일 다름슈타트에 첫 선을 보인 후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오스트리아 빈에 세계 최대 패시브아파트 단지인 ‘유로 게이트’를 짓는 등 공동주택에도 적극 적용하고 있다.


패시브하우스는 약 200㎜의 고성능 단열재를 사용하며, 유리창도 로이 유리의 2 중창 또는 로이 코팅과 아르곤 충진 한 3중 유리로 시공함으로써 내부 열의 유출을 최대한 차단한다. 제곱미터당 연간 1.5ℓ 정도의 에너지만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아파트 경우는 제곱미터당 연간 약 3ℓ 정도를 사용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존 아파트 유리창을 2 중창으로만 해도 약 2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중 략...

한편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병원, 호텔, 백화점, 대형마트, 학교 등의 참여형 녹색 화운 동도 적극 추진하는 추세다. 이제 민간의 대형 건물들도 녹색건축물 마크를 부착하고 지속적인 에너지 성능 개선 활동을 해 고효율 건축자재의 수요를 발생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낮아진 공급 비용이 또 다른 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의 시장 조성에 첨병 역할을 할 건물 녹색화 사업을 적극 전개해감으로써 건축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 출처 : (기후위기시대 에너지 이야기) 크레파스 북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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