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기후 대응 수준은 어느 정도?

에너지이야기

우리 나라 기후 대응 수준은 어느 정도?

energypark 2024. 1. 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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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기후대응 관련 국제 평가기관인 저먼워치, 뉴클라이밋 연구소, 클라이밋액션네트워크(CAN) 인터내셔널은 세계 배출량의 90%를 차지하는 67개 국가에 대한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 이하 CCPI)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CCPI는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사용, 기후정책 4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하고 이를 종합해 최종 성적을 도출해 국가별 순위를 냈습니다.

과연 어느 나라가 영예의 1위를 차지했을 까요?

그런데.... 아쉽게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어느 국가도 1.5C 목표에 충족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평가돼 1~3위는 공백으로 두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최고 순위 4위는 덴마크입니다.

그 뒤로 5위 에스토니아, 6위 필리핀, 7위 인도, 8위 네덜란드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고 하네요.

우리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올린 인도와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낮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소비량, 그리고 나름대로 야심 찬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석탄발전 의존이 상당하며 상당량의 가스발전까지 계획하면서 51위로 평가되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소법으로 재생에너지 투자를 크게 늘렸지만 모든 부문에서의 기후 친화적 정책이 구체적으로 갖춰지지 못해 5단계 하락한 57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나라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평가받았을까요?

결론은 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보다 4순위 하락한 64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순위인 국가는 화석연료와 이해관계가 깊게 얽힌 산유국 아랍에미리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3개국으로 사실상 우리보다 기후위기 대응을 못한 국가는 없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의 꼴찌 수준이죠.

우리나라가 이처럼 저평가된 이유는 첫째, 하향 발표된 재생에너지 목표 때문입니다.

작년 초 정부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기존 30.2%였던 재생에너지 목표를 21.6%로 낮췄습니다.

또한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 대부분을 또 다른 온실가스 배출원인 가스발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담았고 이 역시 혹평의 이유가 됐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석유와 가스에 대한 막대한 지원을 지속하는 공적 금융입니다.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공적 자금 조달을 아직 종료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해외 석유와 가스 사업에 71억 40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며, 이는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 규모입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국내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사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산업자원통상부와 산림청의 바이오매스 지원 정책에 따라 한국의 바이오매스 발전량은 지난 10년간 42배나 증가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바이오매스 발전은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상당한 온실가스와 산림파괴, 생물다양성 손실로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이행 수단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바이오매스가 태양광이나 육상풍력보다 높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받아 청정 재생에너지를 억제하는 역할을 했고, 이는 결국 우리 나라의 기후대응지수를 깎아 먹는 요소가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상 국제 사회에서의 우리 나라 기후대응 수준과 부진 이유를 살펴보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비약적인 경제 성장 이면에 세계 7번째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기후 위기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돕고, 공적 자금의 화석연료 투자를 끝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수용해서 정책에 적극 반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내년도 평가에서는 기후대응 꼴찌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국제 사회에서의 기후 리더십을 보여주는 나라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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