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쓴 편지

사는 이야기

「눈물」로 쓴 편지

energypark 2021. 3.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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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쓴 편지

지난 주말 책장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수필집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6년 전쯤 인가요?  여름휴가기간 중에 읽은 故 최인호 작가의 유고 수필집 「눈물」이었습니다.  이 수필집에 대해 어느 책 소개란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작가 최인호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투병생활 가운데서도 감상이나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았다.  이 책은 죽음 앞에서, 그리고 神 앞에서 진실하게 슬퍼하고 진실하게 기뻐하는 한 작가의 내면 일기라 할 수 있다.

생명의 경이, 죽음의 신비, 영혼의 광채, 만남과 이별, 그리고 구원까지 날 것 그대로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며, 작가 최인호가 걸어간 인간주의 문학의 가장 진실한 증명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 우리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모두 시한부 인생을 살고 계시죠.  예외없이 말입니다.

그래서 다행입니다.  인생에 끝이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끝이 안보이는, 아니 끝없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끔찍한 일입니다. 

부자나 거지나, 대단한 권력자나 힘없는 서민이나 모두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이나 병자나 앞으로 1년이 시한부 일지,  100년이 시한부 삶일지 아무도 모릅니다.

사후 세계에 대한 논쟁은 종교의 범주로 남겨두고,  아무튼 이 세상에서 우리가 육체를 입고 살아가는 삶이 끝이 있어 더욱 귀하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  나름 대단한 역설이요, 삶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라 생각됩니다.

#  문득 국민학교 다닐때 교과서에 실렸던 ‘3년 고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발상의 전환은 죽어가던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내용이죠.

1. 그 고개에서 한 번 넘어지면 3년밖에 못 산다. 이른바 저주의 언덕.

2. 소심한 선비가 그 고개에서 넘어진다.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린다.

3. 그런데 그때 현인이 나타나 조언한다. ˝한번 넘어지면 3년밖에 못 산다니 열 번 넘어지면 30년 살겠네요!˝

4. 선비는 바로 달려가서 떼굴떼굴 수백 번 넘어진다.

5. 그가 엄청 오래 산 덕분에 3년 고개는 이름이 장수 고개로 바뀌었다.

물론 그 선비도 결국은 죽었겠지만 사는 동안 얼마나 즐겁게 수백번을 넘어지면서 살았을까요.

# 요즘 많은 사람들이 아프다고 합니다.  힐링을 얘기합니다.  그리고 많이들 넘어집니다.  저도 헤아릴 수 없이 넘어졌고,  앞으로도 더 많이 넘어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넘어져서 한없이 드러누워 있을게 아니라 그때마다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는 것이 중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너무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고민만 하지 말고,  우리 이 세상에서 열정적으로 부지런히 굴러 보시죠!

故 최인호 작가와 같이 죽음을 앞에 두고도 인생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눈물」로 글을 써내려간 그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침샘암 투병중 항암치료를 받으며 손톱이 빠지고 발톱이 빠지는 상황에서도 손가락에 골무를 끼고 글을 쓰는 작가의 열정!

한번 살다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인생, 불꽃 같이 열정적껏 살아가고 싶습니다.  인생에 다가올 대단한 반전을 기대하면서 열정적으로요!  혹시라도 어느분에게 「눈물」로 쓴 희망의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 눈물로 쓴 편지는 읽을 수가 없어요.  눈물은 보이지 않으니까요.  눈물로 쓴 편지는 고칠 수가 없어요. 눈물은 지우지 못하니까요. 눈물로 쓴 편지는 버릴 수가 없어요. 눈물은 내 마음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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