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겨울 이야기

사는 이야기

나의 겨울 이야기

energypark 2023. 12. 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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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뒤에서 꼭꼭 숨어 있었던 올해의 마지막 달력 한 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겨울이 시작된다는 12월입니다.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니, 올 겨울은 또 얼마나 변덕스러운 이상 기후와 극단적인 추위, 폭설 등 극심한 기후 양극화 현상이 우리를 괴롭힐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섭니다.

그저 얼른 지나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 정도로요.^^

그런데 슬쩍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로 돌이켜 가보면, 저는 지금과는 너무나 정반대로 겨울을 엄청 좋아하며 기다렸던 것 어린이였습니다.

무엇보다 기나긴 겨울 방학이 있어서 좋았고요.

또한 연말을 지나 새해가 되면 한 살 더 먹게 된다는 것이 기분 좋았던 철없는(?) 어린이었습니다.

제게 어린 시절 겨울의 기억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눈처럼 하얗고 순수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겨울이면 작은 손에 두꺼운 장갑을 끼고, 검은색 귀마개에, 코에는 푹신한 목도리를, 발은 양말을 두 겹으로 따뜻하게 싸매고...

그 추운 날씨 속에서도 찬 바람을 맞으며 눈길을 밟는 즐거움은 특별한 재미였습니다.

두툼한 눈 길 위에 발자국을 남기는 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릅니다.

첫 발자국을 내딛을 때의 설렘이란, 마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듯한 느낌이었죠^^

그리고 눈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눈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미끄럼틀을 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웅덩이 위 두꺼운 얼음에서 썰매질을 하기도 했죠.

가끔은 형제들과 혹은 친구들과 하루 종일 스케이트를 즐기던 행복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 기억에 당시 서울에는 실외 태릉 스케이트장이 있었고, 실내는 동대문 아이스링크장이 있었는데, 겨울이면 어린이들에겐 매우 인기가 높았던 핫 플레이스(!)였습니다.

볼이 빨개지도록 정신없이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한껏 배가 고파졌을 때 먹었던 짜장면 곱빼기 한 그릇은 그야말로 꿀맛 그 자체였죠!

그리고 겨울은 따듯한 사랑의 계절이었습니다.

친구들과의 놀이만큼이나 따스한 가족의 사랑이 넘치는 계절이었죠.

어느 겨울밤, 부모님과 형제들과 함께 난로 앞에 모여 하얀 가래떡과 노란 고구마를 구워 맛나게 먹으며 즐거운 얘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 가족과의 즐거운 이야기와 웃음소리, 그 따스한 분위기는 겨울의 추위를 잊게해 주었습니다.

겨울은 또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기다리게 만드는 계절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화려한 조명, 그 속에서 나오는 따스한 분위기는 어린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죠.

선물을 기대하고, 친구들과 함께 손으로 만든 카드를 주고받는 것은 큰 기쁨으로 기억됩니다.

겨울은 마치 어린 시절 저에게 선물처럼 다가왔고, 그 선물은 지금도 가슴에 훈훈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겨울은 특히나 새해가 다가올 때면 더욱 빛나곤 했습니다.

집안 곳곳에서는 새해 준비로 분주한 모습들이 펼쳐졌습니다.

부모님과 저희 형제들은 함께 떡국을 만들었고, 집 전체가 떡국의 향이 가득한 기운으로 가득 찼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그 시간은 언제나 기대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함박눈이 펑펑 하늘에서 쏟아지던 날, 가족과 함께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었던 기억도 또렷합니다.

마냥 기뻐 날뛰던 사랑하는 강아지 「존」과 「메리」와 함께^^

그때 찍은 사진이 아직 남아있는데 엄청나게 큰 눈사람을 만들었고, 맞은편 집 이웃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자랑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렇듯 겨울은 어린 시절의 저에게 사랑과 행복, 따스한 가족과 친구의 품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은 지금도 저를 감싸고 따스한 추억으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어린 시절의 겨울은 마치 동화 같은 순간들로 가득 찼고, 그 순간들이 저의 인생에 아름다운 색채를 더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립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흘러흘러....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겨울이 오면, 첫째는 혹독한 추위가 두렵고(?), 둘째는 눈 오고 나서 꽁꽁 얼어붙는 도로가 미우며, 무엇보다 또 한 해가 속절없이 지나가 버리는 우울함이 싫습니다.ㅠㅠ

얼른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벌써 따듯한 봄이 오기를 기다릴 정도로요^^

그래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을 상기하며 어린 시절 행복했었던 그 추억들을 반복해서 꺼내가며 이 기나긴 겨울을 보낼까 합니다.

여러분도 추운 겨울 속에서도 늘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엮어 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겨울에 생각하는 노래 한곡 링크합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죠~ 

https://youtu.be/EJFXNpb6p3I?si=E9HAWE7mm_3Rk98Y

저도 겨울에 태어난 겨울 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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