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여름은 여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

에너지이야기

기후위기시대... 여름은 여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

energypark 2020. 11. 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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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 여름은 여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

이제 며칠 후면 12월. 가을을 보내고 겨울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계절을 오고 보내며 느끼는 점은 그 계절의 특징을 적절히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름은 여름대로 다소 덥게, 겨울은 겨울대로 다소 춥게. 이런 생각에 제가 쓴 책 (기후위기시대 에너지 이야기)에서 글 한편을 발췌해서 아래에 소개합니다.... 여름은 여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

- 아  래 -

여름철 푹푹 찌는 날씨에 유용한 썰렁 고전유머 하나.  질문 : 바캉스의 어원은 무엇인가?  답변 : 순수 우리말 바강서에서 유래했는데, 바다나 강에 가서 서늘하게 지낸다는 뜻으로,  프랑스로 건너가서 바캉스가 되었다!  조금이라도 썰렁해졌다면 다행이다.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이 되면 프랑스의 경우 근로자에게 1년에 30일의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여름철이면 파리 등 대도시가 텅 빌 정도로 휴가를 떠난다.

중 략...

겨울철 첫 월급 타면 부모님께 내복을 선물하던 시절이 있었다.  춥고 배고프던 옛 시절 얘기다.  문고리가 손에 쩍쩍 달라붙는 혹한 속에 노인들의 겨울나기는 정말 고역이었다.  슬하 떠난 자식이 첫 월급 탔다며 무릎 꿇고 내미는 내복 한 벌을 바라보며 부모는 눈시울을 붉혔다.  “부모님, 선물 받으세요.” “에구 내 새끼!”빨간 내복이었다. 

그런데 왜 그 많은 색 중에서 하필 빨간색일까?  내복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등장했던 1950년대 이후 1960~1980년대 나일론에 염색하기 가장 쉬운 색이 빨간색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 우리나라에 등장한 내복은 당시 일일이 수작업을 했기에 꽤 비쌌다고 한다. 80㎏ 쌀 한 가마니와 맞먹었다고 하니 요즘 시세로 따져 대략 20만 원 안팎이다. 상당히 돈 많은 부자 아니면 구경조차 못했다고 한다.

서민들은 기계로 찍어내기 시작한 196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사서 입을 수 있었다. 역시 빨간 내복이 인기였다.  염색하기도 쉬웠지만 색감이 따뜻해서다.  ‘무병장수한다’는 속설까지 곁들여지면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선물하는 게 관행처럼 된 것도 이 무렵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198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이러한 내복의 효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에너지 비용을 절감시켜준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3℃ 정도 올라간다. 전국 1600만 가구가 한 달 동안 실내 난방온도를 3℃ 낮추었다면 무려 4,900억 원의 에너지 비용이 절약된다는 계산이 되지 않는가.  또한 내복을 입고 겨울철 실내온도를 3℃ 정도 낮춰 18~20℃로 유지한다면 난방비를 20% 정도까지 줄일 수 있다. 환경친화적 천연 난방, ‘내복의 힘‘이다.  내복만 입어도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고 환경 파괴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는 셈이다.

둘째, 건강을 지켜준다. 수은주가 떨어지면 뇌의 온도조절 중추가 인체 체온조절에 주력한다.  몸이 따뜻하지 못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장기와 조직의 기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몸이 아프기 십상이다. 내복은 우리의 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요즘에는 얇고도 발열 또는 보온 기능이 뛰어난 내복이 많이 시판되고 있다.  감촉도 좋아서 겨울철 까슬까슬한 옷감의 겉옷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겨울철 실내온도가 올라가면 가려움이나 아토피 증상이 악화되는데, 이때 내복을 입고 실내온도를 낮춰 18℃~20℃를 유지하면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도 있다. 사실 내복에는 놀라운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옷감 부피의 60∼90%는 공기가 차지하고 있는데, 옷과 옷 사이의 공기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더욱 늘어난다. 이런 공기를 ‘정지 공기층’라고 한다. 이러한 정지공기층이야말로 지구상에서 보온성이 가장 우수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내복을 입고 겉옷을 입으면 정지공기층 비율이 늘어나면서 보온 효과도 높아진다.  내복을 입으면 에너지 절감, 환경보호 효과뿐 아니라 적정한 체온조절과 실내의 과도한 난방으로 인한 공기 건조를 막아 어린이와 노약자들의 호흡기 및 피부질환 발생도 예방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이렇듯 여러 면에서 효용을 가지고 있는 내복이 그동안 젊은 세대에게는 외면당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날씬해 보이려는 그들에게 내복은 ‘스타일 구긴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놀랍게도 젊은이들이 내복 소비를 주도하면서 인기를 되찾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다이어트 내의에서부터 극세사 기모 보온 내의에 이르기까지 패션성과 기능성을 강화한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많이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몸에 착 밀착되어 겉옷 맵시를 흐트러뜨리지 않아서 좋다. 신축도를 높여 활동성을 강화한 제품은 물론 겉옷 겸용도 나오는 세상이다. 무엇보다 화려한 컬러와 세련된 디자인이 구매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정장을 즐겨 입는 남성들은 와이셔츠 안으로 굵은 러닝셔츠 테두리가 보이는 것보다 내복 입는 것이 패션에 어울린다고도 한다.


옛날 빨간 내복이든 최신의 패션 내복이든 내복에 담긴 의미는 무엇보다도 ‘따스한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겨울철 차가운 바람을 막아줄 뿐 아니라 밖으로 빠져나가는 체온을 지켜주는 것이 내복이다.  입는 사람은 따스함을 느끼고, 선물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을 담아 따스함을 전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젊은 세대가 정성과 마음을 모아 어르신께 내복을 사드리는 미풍양속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도 이 때문일까?


겨울철 에너지 절약과 함께 불황의 그늘을 지울 수 있는 선물이 내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내복은 곧 사랑이며 보은(報恩)이다. 몸과 마음을 함께 따스하게 해 준다.

요즘은 겨울철 적정 난방온도 18℃~20℃를 지키며 내복 입는 사람이 문화인이다.

* 출처 : (기후위기시대 에너지 이야기) 크레파스 북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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