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후 위기는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재앙이라고 불립니다.
요즘과 같은 여름에는 시원하게, 그리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내고 싶은 게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계절과 반대되는 생활방식을 고집하면서 지구의 기후는 분명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기후위기시대의 여름과 겨울을 슬기롭게 지내기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패션 문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05년 여름, 일본의 환경성은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로 쿨비즈(Cool-biz)*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공무원은 물론 많은 기업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의류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쿨비즈란 시원하다(cool)와 업무(business)의 합성어입니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정부와 각 기업에서 자발적인 쿨비즈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쿨맵시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참여를 유도해 왔습니다.
도입 초기에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너무 격이 없다는 이유로 시행에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름철 폭염이 점점 더 심해지고 길어지면서 지금은 많은 기업에서 쿨비즈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은 쿨비즈에 훨씬 더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2019년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대부분이 여름철 출근 복장이 좀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런데 전체 설문대상자 1,763명 중 79.6%는 회사에 복장 제한 규정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복장 제한이 있는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중 54%는 이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한쪽에선 쿨비즈를 권장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춰서 옷을 입는 것을 따지고 있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반바지샌들까지 허용하는 슈퍼 쿨비즈를 시행하는 기업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엄청난 폭염이 잦아지면서 여름철 복장의 완전 자유화를 요구하는 직장인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슈퍼 쿨비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시원한 복장만으로 체감온도를 1~2℃ 정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여름철 적정냉방 온도 26~28℃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무더위도 이기고 업무 효율도 올라가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는 쿨비즈로 시원함과 스타일을 완성해 보면 어떨까요.
쿨비즈 캠페인이 성공하자 이번에는 겨울에 난방 대신 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옷차림을 권장하는 웜비즈(Warm-biz) 캠페인이 등장했습니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거나 내복, 조끼, 머플러 등 방한용품을 착용하여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 18~20℃를 지키자는 캠페인입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한용품은 역시 내복입니다. 내복에는 놀라운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내복 부피의 60~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공기입니다.
이런 공기를 「정지 공기층」이라 합니다. 정지 공기층이야말로 지구상에서 보온성이 가장 우수한 재료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열은 높은 곳에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보온을 위해서는 전도에 의한 열 손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기는 열전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외부의 찬 공기는 차단하고, 내부의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은 막아주어 보온 효과를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따라서 내복을 겉옷 안에 입으면 정지 공기층이 더욱 늘어나면서 보온 효과가 높아집니다.
또 내복을 입으면 난방기구 사용시간을 줄여주어 과도한 난방으로 인한 피부건조증이나 안면홍조,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렇듯 내복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스타일 구긴다는 이유로 젊은 세대들에게 외면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 내복을 더 찾는다고 합니다.
다이어트 내의에서 극세사, 기모 내의에 이르기까지 몸에 착 밀착되어 옷맵시도 흐트러뜨리지 않아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내복만이 웜비즈는 아닙니다. 조끼, 패딩점퍼, 털부츠 등도 대표적인 웜비즈 아이템입니다.
카디건과 조끼는 단정해 보일 뿐 아니라 벗기도 수월하고 다양한 스타일 연출도 가능해 인기가 높습니다.
머플러나 장갑은 옷과 피부 사이의 틈새를 막아주어 보온성을 더욱 높여주고요.
특히 짜임이 특이한 니트 머플러나 가죽 장갑은 밋밋한 겨울 패션에 활력을 더해줍니다.
귀마개는 우리 신체 중 체온이 가장 낮은 귀의 체온을 보호합니다.
이같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패션키워드. 쿨비즈와 웜비즈!
환경도 보호하고 에너지도 절약하며 건강과 패션까지 챙길 수 있는 쿨비즈와 웜비즈가 젊은 세대의 트렌드 복장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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