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불평등에 대하여

에너지이야기

기후위기시대 불평등에 대하여

energypark 2023. 9. 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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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는 아직 무더운 날씨지만 9월의 문턱을 지나면서, 곧 우리에게 다가올 가을의 향기를 기다려 봅니다.

지나가는 여름날을 돌이켜 보건대, 우리는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국내외적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죠.

그런데 기후문제로 눈을 돌려보면 올여름이야 말로 우리가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체감한 여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죽하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며, 「이제는 지구가 펄펄 끓는다(global boiling)」며 「지구 열대화 시대가 열렸다」고 했겠습니까!

실제로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도 「올해의 여름 온도는 1940년 관측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역대 가장 더운 6월과 7월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크리스 휴잇 WMO 기후서비스 국장은 「173년간의 데이터로 볼 때 2015~2023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가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렇듯 지구는 뜨거워 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폭염, 홍수, 태풍, 산불, 한파 등의 기상 재난, 생물다양성 감소, 미세먼지 증가에 따른 대기 악화, 주요 식량 생산 감소 등의 생태 위기가 생생히 펼쳐지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후위기는 우리 전체의 생존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내재한 특징 중 하나가 국가 간에, 개인 간에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큽니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상위 1% 부유층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의 빈곤층 50%가 배출한 양의 두 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을 배출하는 상위 10% 부유층은 전 세계 50%에 달하는 부를 축적했고, 대부분이 선진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반면 옥스팜 스톡홀름 환경연구소(SEI)에 따르면, 평균 소득 대비 8%의 수입만을 얻으며 살아가는 하위 50%의 빈곤층은 10%의 부유층이 배출하는 양보다 훨씬 적은 10%의 탄소만을 배출하고 있답니다.

또한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1961년부터 2010년 동안 지구온난화 현상은 최빈국들의 국내총생산(GDP)를 17~31% 하락하게 만든 반면, 선진국들의 국내총생산은 오히려 10% 증가했습니다.

이같이 기후의 위기 상황이 증폭 될 수록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면서 원인을 제공한 부유국은 오히려 부를 축적하고, 오히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가난한 나라는 더 가난하게 되고 있다는 것이죠.

이 얼마나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사실인가요!

이는 또한 국가간의 문제뿐 아니라 한 나라 안에서도 빈곤층, 하층계급, 독거노인이나 미취학 어린이 등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폭염을 예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집은 방마다 에어컨이 있고, 어떤 집은 거실에만 에어컨이 있고, 어떤 집은 선풍기로만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누구도 기후위기를 피할 수 없지만 그 결과는 불평등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기후위기에 큰 영향을 받는 빈곤국,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겠죠.

이상기후로 인한 손실을 막느라 점점 더 가난의 수렁에 빠지는 빈곤층, 빈곤 국가들에 대해서는 환경오염에 상대적으로 더 큰 책임이 있는 부유층, 부유국이 지원을 해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부의 재분배는 가난한 나라들이 이상기후로부터 받는 타격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이어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탄소배출량이 큰 대기업들이 탄소배출 절감에 적극 참여해야겠습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1%는 단 100개의 기업으로부터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확연히 줄이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없다면 탄소중립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한편 한 국가의 차원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과, 이 과정에서 소득을 높이고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기후위기 현실에 민감한 세계시민이 되는 동시에 기후 행동에 대한 의식을 가진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하겠고요.

특히 경제의 풍요로움을 위해 이러한 상황까지 오도록 지구 환경을 방치한 우리 기성세대는 지금부터라도 기후위기와 지구 열대화 현상을 늦추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이것 또한 세대적 불평등을 줄이는 길입니다.

이 지구촌은 다음 세대와 그 아이들이 살아갈, 하늘 아래 모든 존재가 함께 살아가야 할 공유 공간입니다.

다음 세대와 그 아이들에게 위기의 지구를 이대로 물려줄 순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을 모두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기성세대가 기후위기시대, 세대적 불평등을 떠안고 있는 후대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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